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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로 물드는 정원과 "습지에서 힐링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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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로 물드는 정원과

습지에서 힐링에 빠지다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던 순천만 일대가 순천만국가정원으로 단장된 지도 수년이 흘렀다. 2013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렸던 순천만국가정원은 당시 23개국, 총 83개의 정원을 선보였다. 이곳을 다녀간 관람객 수는 무려 440만 명이었다. 순천은 국제정원박람회 개최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이 박람회 이전 순천은 순창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국내에서조차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았지만, 박람회 이후 국내는 물론 세계에 그 이름을 알리며 명실상부 순천을 세계의 도시로 만들었다.

글·사진 여행작가 이룸  사진제공 순천만국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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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국제정원박람회장은 행사가 끝난 후 순천만국가정원으로 다듬어졌고, 2015년 9월 국가정원 1호로 지정 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정원은 운영 주체에 따라 국가정원, 지방정원, 민간정원, 공동체정원 등으로 구분되는데 국내 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곳이 바로 순천만국가정원이다. 

순천만국가정원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에도 자주 이름을 올린다. 순천만국가정원에 처음 가본 이들이라면 우리나라에 이런 큰 국가정원이 있다는 것에 먼저 놀라고, 왜 진작 와보지 않은 것인지 스스로 의아해한다. 순천이 ‘세계에서 가장 살고 싶은 도시 2위’로 뽑혔다는 사실도 순천만국가정원에 들렀던 이들에겐 그리 놀랄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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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로 나뉜  순천만국가정원 

연결하는 꿈의 다리

 

순천만국가정원은 순천 시가지를 가로질러 순천만으로 빠져나가는 동천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나뉜다. 재활용 컨테이너 30개를 연결한 ‘꿈의 다리’가 동천이 갈라놓은 순천만국가정원의 동쪽과 서쪽을 잇는다. 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가 만든 175m의 꿈의 다리는 소소한 그림들로 가득 채워져 있어 물 위에 떠 있는 미술관이라 할 만하다. 

밖에서 보이지는 않지만, 안쪽엔 전 세계 16 개국 어린이들이 그린 14만 점의 타일 그림이 붙어있어 다리를 건너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 세계 아이들의 꿈을 담은 꿈의 다리다. 

순천만국가정원은 꿈의 다리를 기준으로 동쪽 구역과 서쪽 구역으로 나뉜다. 동쪽 구역에는 순천만국가정원의 랜드마크인 호수정원과 미국·네덜란드·일본·터키·영국·이탈리아·스페인·독일·프랑스·중국 정원 등이 있고, 서쪽 구역엔 한국정원과 습지 구역을 비롯해 순천만국가정원과 순천만 습지를 오가는 무인 궤도열차인 스카이큐브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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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동쪽 구역을 보면 순천만국가정원의 랜드마크이자 중심에는 순천호수정원이 있다. 영국의 유명 정원 디자이너 찰스 젱스(Charles Jencks)가 순천의 지형에 영감을 얻어 6개의 언덕과 호수, 호수를 가로지르는 데크 등을 조성했다. 각 언덕마다 인재, 포용, 성공과 명예, 성취, 사랑, 부부애의 뜻을 담고 있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순천호수정원의 각기 다른 풍경도 인상적이다. 

순천호수정원을 지나면 프랑스 정원을 시작으로 중국, 독일, 네덜란드 정원이 차례로 이어진다. 세계정원은 나라별 특성과 환경에 따라 재현된 세계 각국의 정원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화려한 프랑스 정원, 소박하지만 정감이 넘치는 독일 정원, 튤립과 풍차의 조화가아름다운 네덜란드 정원, 덥고 습한 아열대 기후를 이겨내기 위한 태국 정원 등 정원과 함께 하는 미니 세계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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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원 옆으로는 아름다운 한옥이 옹기종기 자리한 한방체험센터가 있다. 백토 깔린 너른 마당을 중심으로 치유관과 체험관, 전시관, 판매관, 힐링 카페, 약용식물원이 모여 있다. 한방체험센터에서는 자신의 체질을 알아보고 전문 한방 약제사에게 체질에 맞는 음식과 생활습관 개선에 대한 조언을 들을 수 있다. 

한방의 효험을 온몸으로 느끼고 싶다면 한방 족욕과 마사지, 아로마테라피 같은 체험형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다. 툇마루에 앉아 한약재 넣은 족욕 통에 발을 담그고 정원을 거닐어 피로했던 발의 묵직함을 풀면서 운치 있는 한옥 마당의 풍경도 즐길 수 있다. 

이제 서쪽 구역으로 가보자. 서문으로 들어서면 크게 수목원 구역과 습지 센터 구역으로 나뉜다. 수목원 구역에서는 나무도감원과 한국정원, 수목원전망지, 철쭉정원을 보고 습지센터 구역으로 내려오면 된다. 나무도감원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느티나무, 팽나무를 비롯해 갖가지 이야기가 있는 나무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다. 나무에 부착된 QR코드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나무의 정보를 자세히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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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도감원을 지나 다리를 건너면 한국정원으로 이어진다. 창덕궁 후원인 부용지와 부용정을 재구성해 놓았다. 또 가을이면 노란 은행나무가 아름다운 경북 영양의 서석지, 담양을 대표하는 정원인 소쇄원 광풍각, 남명 조식 선생을 기리는 덕천서원 앞 세심정 등이 더 아름답다. 이어 순천만국가정원이 한눈에 들어오는 수목원전망지와 철쭉정원이 차례로 이어진다. 

순천만국가정원의 습지 구역은 나눔 숲과 비오톱 습지로 구성되어 있다.  

 

갈대로 가득 찬 순천만 습지, 

그 생명의 갯벌

 

순천만국가정원에서 동천을 따라 내려가면 순천만자연생태공원이다. 걸어도 좋고 두 지역을 잇는 순천만PRT 열차를 타고 가도 된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습지까지는 7㎞ 거리다. 스카이큐브를 타고 이동할 수도 있다. 

순천만은 람사르협약에 등록된 세계 5대 연안 습지 중 하나로 자연 생태적 가치가 특별하다. 순천만 습지는 5.4㎢에 이르는 갈대밭과 22.6㎢의 광활한 갯벌로 이루어져 있다. 겨울이면 흑두루미, 재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같은 희귀 철새들이 찾아오는 순천만 습지는 2008년에 명승 제41 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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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자연생태공원은 순천만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순천 도심과 순천만 연안 습지 사이에 조성됐다. 너른 갯벌과 갯벌의 4분의 1을 채우고 있는 갈대밭은 국내에서 흔치 않은 비경이다.

순천만 습지의 백미는 역시 갈대밭이다. 무진교를 지나면 가을이면 은빛 고운 갈대꽃이 장관을 이루는 갈대밭을 만날 수 있다. 순천만 생태공원 갈대숲에선 대자연의 광활함과 신비한 생태를 마음껏 맛볼 수 있다.  순천만은 가을 여행지로 유명한 이유이기도 하다. 갈대숲 사이로 난 탐방로는 두 사람이 나란히 걸어도 넉넉한 데크 로드로 조성되어 있다. 

순천만의 또 다른 명물인 S자 물길은 용산전망대에 올라야 볼 수 있다. 갈대밭 탐방로가 끝나는 출렁다리에서 데크 로드와 흙길이 번갈아 나오는 완만한 경사로를 1km 남짓 오르면 용산전망대에 닿는다. 썰물 시간에 맞춰 올라가면 S자 물골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아름다운 풍광을 마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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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해 질 녘이면 황금빛으로 물든 S자 물길과 붉은 칠면초 군락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특히 아름답다. S자로 휘어지는 갯골과 바다로 길을 잇는 풍광이 장관이다.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만의 S라인과 낙조는 언제 봐도 일품이다. 전망대에 올라야 순천만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순천만에 처음 오든 여러 번 오든 올 때마다 오르게 된다. 

무진교 아래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체험선을 이용하면 6㎞에 이르는 S자 물길을 따라 순천만 습지를 조금 더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수많은 생명이 바삐 움직인다. 갯벌 위로 망둥이가 뛰는 풍경, 바람에 일렁이는 갈대 소리, 물떼새의 날갯짓으로 생기가 넘치면서도 평온하다. 자연에서 위안을 얻는다. 순천만 습지에는 순천만 생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자연생태관과 함께 천문대와 자연의 소리 체험관 등 볼거리, 체험 거리가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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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달리면 순천만 두루두루 

누빌 수 있어

 

순천만은 자전거 여행에도 맞춤이다. 동천을 따라 순천만생태공원까지 자전거도로가 내달린다. 자전거도로와 기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동천은 서울로 치면 한강이다. 순천의 자전거 코스 중, 순천역에서 400~500m 떨어져 있는 동천에서 순천만 생태공원까지 가는 편도 8㎞의 4코스와 순천만 생태공원에서 화포해변까지 편도 8㎞의 6코스는 자전거로 순천만을 두루 누빌 수 있는 코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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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역에서 순천 드라마촬영장을 거쳐 순천만국가정원까지 가는 편도 14㎞의 3코스도 자전거로 달리기 좋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와온해변까지 가는 11.67㎞의 5코스도 썩 괜찮다. 여러 개의 자전거 코스는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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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가정원은 ‘정원’의 매력을 새삼 느끼게 해준다. 마당에는 익숙하지만 어쩐지 정원에는 그리 익숙지 않은 우리에게 이국의 설렘을 느끼게 한다. 정갈하게 가꾼 정원과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습지에서 사람들은 마음을 내려놓고 몸을 치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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