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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투명해지는 겨울 바다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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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까지 투명해지는

겨울 바다 드라이브

 

바다는 옳다.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녹인다. 용감하게 달려드는 파도와 시시각각 변하는 물색, 꿋꿋이 서 있는 기암 괴석을 보면, 굳어있던 가슴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겨울 바다로 떠나는 이유다. 경북에는 동해안 허리에 해당하는 긴 해안도로가 있다. 포항에서 울진까지 바다를 따라 달려보면 어떨까. 살이 꽉 찬 대게와 싱싱한 오징어를 맛보고, 새롭게 떠오른 핫플레이스를 찾다 보면 추억과 새로움이 어우러진 겨울여행이 완성된다.

글·사진 채지형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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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선이 

가장 긴 포항

 

하늘에 떠 있는 뫼비우스의 띠, 포항 스페이스워크

출발은 경북 포항이다. 동해안을 잇는 해파랑길은 770㎞ 중 204㎞가 포항에 걸쳐있다. 포항은 긴 해안선을 품고 있을 뿐 아니라, 새로움이 움트는 도시다. 난해 11월 문을 연 스페이스워크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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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낮에본 스카이 워크>  

 < 2.신비로운 기운을 내뽑는 포항 스카이워크>


환호공원 정상에 있는 스페이스워크(Space Walk)는 놀이공원 롤러코스터처럼 생긴 체험형 조형물로, 앞에 서서 보기만 해도 압도적이다. 세계적인 예술가 부부인 하이케 무터와 울리히 겐츠의 작품으로, 길이 333m에 높이 27m 규모다. 계단이 뫼비우스 띠처럼 끝없이 이어져 있다. 밤에 보면 마치 우주 정거장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신비롭다. 그 평범하지 않은 모습으로 사람들에게 느낌표를 던져준다.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바라본 화려한 포스코 야경            

스페이스워크의 위용에 놀랐다면, 영일대 해수욕장에 들러 마음을 가다듬을 차례다. 영일대해수욕장은 모래가 곱고, 주변에 횟집과 카페, 레스토랑이 많아 남녀노소 모두 좋아한다. 해수욕장을 따라 약 1.2㎞ 정도 산책길이 이어지는데, 이곳에 예술작품과 버스킹 공간, 자전거도로가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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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영일대의 낮과밤 >

  <2. 화려한 포스코 야경>

 

산책길 가운데에는 바다에 세운 2층 높이 누각인 영일대가 서 있다. 이곳에 서서 영일만 일대와 포스코를 한눈에 감상한다. 이곳 풍경은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봐야 한다. 영일대 건너편에 자리한 포스코 공장에서 화려한 조명을 쏟아내, 특별한 야경을 펼쳐 보인다.  

 

20번 지방도를 따라 이가리 닻 전망대로 

20번 지방도로에서 멈춰야 할 곳은 청하면 이가리에 위치한 이가리 닻 전망대다. 이름처럼 닻을 형상화한 전망대로, JTBC 드라마 <런온>의 주요 촬영지다. 빨간 등대 모형과 조타 핸들이 있어, 기념사진 찍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전망대 아래에는 전설을 품은 거북바위가 여행자의 눈길을 기다리고, 입구에는 울창한 소나무가 있어 운치를 더한다. 전망대 아래에는 차박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이가리 해수욕장이 아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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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이가리 닻 전망대 >

  < 2.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배경인 월포해수욕장 >

 

이가리 닻 전망대에서 보면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서 남자 주인공이 서핑을 즐기던 월포 해수욕장이 아스라이 보인다. 

 

강축해안도로가 

일품인 영덕

 

대게의 고향, 영덕 강구항

월포를 지나 화진포해수욕장까지 구불구불한 길을 달린 후에는 7번 국도와 만난다. 국도에 들어서서 1.5㎞ 정도 달리면 커다란 대게가 환영 인사를 보낸다. 여기부터 영덕이다. 7번 국도를 달리며 보는 바다는 또 다른 맛이다. 지방도로를 달릴 때 누리지 못한 속도감 덕에, 바다가 더 시원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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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게집산지인 강구항 > 

   < 2. 대게집산지인 강구항 대게 >

 

겨울 영덕의 주인공은 대게다. 영덕대게의 집산지인 강구항에 가면, 살이 꽉 찬 대게가 기다린다. 강구항은 ‘한국관광의별’에도 선정된 우리나라 대표 여행지로, 대게 철을 맞아 대게를 실어 나르는 배가 수시로 포구를 드나든다. 대게 요릿집이 이어진 강구항 부근의 영덕대게거리는 대게를 찌는 김으로 자욱하다.

 

살살 녹는 겨울 대게와 창포말등대

대게의 ‘대’는 크다는 의미가 아니라 대나무를 뜻한다. 발이 대나무처럼 쭉쭉 뻗어서 대게라는 이름이 붙었다. 좋은 대게를 고르기 위해서는 찬찬히 봐야 한다. 발이 제대로 붙었는지, 살아 움직이는지, 속살이 얼마나 찼는지 차례로 살펴본다. 대게는 주로 찜통에 쪄먹는데, 다 먹은 후에는 껍질에 밥을 넣어 비벼 먹는다. 대게를 주문하면 식당에서 다리와 몸통을 먹기 좋게 잘라준다. 

알뜰하게 대게를 먹고 싶은 이들은 동광어시장을 찾는다. 고소한 대게를 먹은 뒤에는 해파랑공원을 한 바퀴 돌아보자. 강구항 바로 옆에 있는 공원으로, 바다를 매립해 조성했다. 

위에 철썩이는 파도를 감상하며 천천히 걷기 좋다. 드넓은 공원에는 영덕대게를 상징하는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강구항을 뒤로 하고 영덕의 본격 드라이브를 시작한다. 영덕은 95㎞에 이르는 해안을 끼고 있다. 강구에서 축산까지 이르는 강축해안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들 정도로 유명하다. 이 길에는 영덕해맞이공원과 창포말등대도 있다. 집게 발이 등대를 휘감은 모양의 창포말등대는 포토존 일번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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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주는 영덕풍력발전기>

 

해맞이공원에는 푸른 바다를 마음껏 호흡할 수 있도록 쉼터도 마련되어 있다. 철썩이는 파도와 쪽빛 바다가 신나게 춤추는 모습은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다. 여유가 있다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영덕풍력발전단지도 들러보자. 바다를 배경으로 하얀 풍력 발전기가 천천히 도는 풍경이 이국적이다. 1,650kW 급 풍력발전기 24기는 3㎧ 이상 바람이 불면 움직이고, 20㎧ 이상 바람이 불면 자동으로 멈춘다. 풍력발전기 주변으로 영덕신재생에너지전시관과 영덕 해맞이예술관, 영덕조각공원, 정크&트릭아트전시관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다.

 

다채로운 포토존으로 인기 만점, 고래불해수욕장 

다시 해맞이공원으로 내려와 병곡면 고래불해수욕장으로 향한다. 중간중간 오징어를 말리는 어촌이 등장한다. 아무리 바빠도 발걸음을 멈추고 오징어 퍼레이드를 구경한다. 길은 ‘전국 최고 해수욕장’으로 꼽힐 정도로 유명한 고래불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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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래불해수욕장의 빨간등대 >

  <2. '멍'이라고 쓰인 고래불해수욕장의 포도존 >

 

해수욕장은 끝에서 반대쪽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다. 목은 이색 선생이 근처 상대산에 올랐다가 고래가 노는 것을 보고 ‘고래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입구에 들어서면 거대한 고래조형물이 여행자를 맞이한다. 항구에 가도 고래 전망대가 기다린다. 

특히 ‘멍’이라고 쓰여있는 포토존은 위에 앉아 바다를 ‘멍’하니 내려다보기 좋다. 

 

917 지방도로는 

울진의 필수 

드라이브코스

 

‘하늘에 둥둥’ 후포항 스카이워크

영덕 바다의 여운을 안고 마지막 여행지인 울진으로 방향을 잡는다. 울진의 해안선은 111.75㎞로, 동해를 끼고 있는 10개 지자체 중 포항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남쪽 후포항과 북쪽 죽변항을 양 축으로, 생명력 넘치는 항구와 아기자기한 해수욕장이 펼쳐져있다.  

후포항이 가까워지니, 청량한 바다 내음이 달려든다. 대게와 홍게를 비롯해 오징어, 가자미를 실은 고깃배가 수시로 드나드는 활기찬 항구다. 후포항 근처에는 포근한 미소를 담은 벽화마을과 세계 등대를 미니어처로 조성한 등기산공원도 있어 함께 둘러보면 좋다. 

후포항에서 죽변항으로 올라가는 길은 7번 국도 대신 울진대게로를 선택한다. 울진대게의 고향인 거일마을과 항금대게공원이 차례로 나타난다. 중간에 쉴 곳이 필요하다면, 망양휴게소에 들어가는 게 좋다. 웬만한 전망대보다도 더 파노라믹한 바다를 만날 수 있다.

 

바다와 찰싹 붙어 달리는 917 지방도로

다시 오산항으로 나와 대미를 장식할 드라이브를 시작한다. 오산항에서 망양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917번 지방도로는 바다와 딱 붙어 달리는 매력적인 드라이브 길로, 푸른 바다와 정겨운 집을 끼고 달린다. 해안선을 따라 주상절리와 기암괴석이 펼쳐져 있다. 달리는 차도 많지 않고 바다 옆 높은 담도 없다. 관동팔경의 도시 울진에서 빠뜨리면 안 되는 여행지가 망양정이다. 망양정은 월송정과 함께 울진에 있는 관동팔경 중 하나다. 원래 망양정은 15㎞ 떨어진 기성면 망양리에 있었는데, 1858년 울진 현령이 현재 자리로 옮겼다. 망양정에 올라 바다를 바라보면, 호연지기가 절로 길러질 듯한 기분이 든다. 가슴이 후련해지고 시간이 멈췄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바다를 더 가까이 즐기는 죽변해안 스카이레일 

울진여행의 화룡점정은 죽변해안스카이레일이다. 무인 모노레일이 죽변항부터 봉수항까지 시속 5㎞의 속도로 2.8㎞ 구간을 달린다.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길지 않을까 싶지만, 뚝딱 흐른다. 바다에 나가 바라보는 풍광은 조금 달랐다. 캐빈에 가만히 앉아 하트모양의 해변과 죽변등대, 드라마 <폭풍속으로> 세트장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울진의 바다와 산을 다른 방향에서 보는 것만으로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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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망대 못지 않은 풍광을 자랑하는 망양휴게소 >

   <2. 바다위를 달리는 죽변해안스카이레일 >

 

긴 해안선을 따라 달렸는데도, 바다가 지겹지 않다. 시시각각 다른 색과 모습을 보여주는 바다는 마음 속에 새로움을 움트게 한다. 여기에 겨울 바다의 맛, 스카이워크와 스카이레일 등 핫플레이스가 어우러져 흥미진진한 경북 바다여행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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