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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 HOT HOT 해 - SBS 불타는 청춘 -추억의 스타들 소환, 시청자와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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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BS 불타는 청춘  - 추억의 스타들 소환, 시청자와 통했다


방송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이고 긴박함을 원칙으로 한다. 시청률이라는 끊임없는 전쟁을 치러내야 하는 약육강식 의 냉정함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 모든 틀을 벗어던지고 자연의 품 안에서 ‘아날로그식 감성 예능’이라는 새로운 방식의 방송세계를 만들어 낸 프로그램이 바로 SBS의 〈불타는 청춘〉(이하 불청)이다. 이 프로그램은 곧 시즌1을 마친다. 우리가 그동안 잊고 살았던 혹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누구나 해보고 싶었던 쉼이 있는 삶을 그대로 카 메라로 옮겨 놓은 그 현장으로 들어가 보았다.

글 이지영 기자  사진 최재희 기자


 " SBS 불타는 청춘 현장을 가다."


열정 넘치는 〈불타는 청춘〉 현장을 찾은 건 촬영 이틀째인 3월 11일 목요일 정오 무렵이었다. 도착하니 출연진들이 열심히 김밥을 싸고 있었다. 시골집 앞마당 넓 은 평상에서 12명의 출연진들이 둘러앉아 도란도란 담화를 나누는 모습이 정겨워 보였다. 80여 명의 스텝들은 출연진들의 이야기 하나라도 놓칠세라 분주하다. 화 기애애함과 진지함이 교차하는 촬영현장 속으로 조심조심 발을 들였다.
■ 일  시 : 3월 11일 오후 1시
■ 장  소 : 동해시 서학길 9-3 (신흥동 68-7)



# Scene 1


어느 시골집 풍경을 그대로
아직도 마음은 불타고 있는 싱글 중년들이 여행을 떠난 다. ‘당신이 잊고 있던 청춘을 찾아드립니다’라는 캐치프 레이즈로 내건 <불타는 청춘>에는 사람 냄새가 풀풀 날 린다.
불쑥, “어디서 왔어?”
넓은 밭에서 돌을 골라내며 밭을 일구는 동네 할아버지 는 연신 말을 걸어온다. 생각보다 돌이 많다. 언제 저걸 다 골라내시나 하는 안타까움이 스쳐 가고 할아버지의 시선은 녹화현장에서 떨어질 줄 모른다.


촌로(村老)는 이런 시골 마을에 출연진 제작진 등 많은 사 람이 카메라를 설치해 놓고 하루종일 들락날락하는 모습 이 참으로 신기하신 모양이다. 기와가 덮인 동해의 어느 산골 마을의 외딴집, 딱 보기에도 외롭고 황량해 보이는 기와집 마당은 대문도 없이 그대로 마을길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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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cene 2


마음 사로잡은 정겨운 녹화현장
세상이 온통 겨자색이다. 겨우내 녹지 않았던 눈과 얼음 이 봄 햇살에 게눈 감추듯 자취를 감추고 겨자색 들판은 이제야 본연의 색을 찾은 듯이 윙크를 하며 인사를 해온 다. 빠르고 효율적이고 감각적인 것들만을 담았던 카메라 는 1박 2일이라는 긴 시간을 어떻게 보면 쓸데없는 광경 하나하나를 끊김 없이 담으면서 새롭게 만들어 낼 이야 기들을 찾아낸다. 너무 급하게 혹은 너무 과격하게 경쟁 해야 하는 예능프로그램이라는 강호의 세계에서 〈불청〉 은 너무 느리게 혹은 너무 비효율적으로 대 군단의 스텝 들을 움직이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게 된다.


언뜻 보기에도 카메라가 너무 많았다. 평상에 열 서너 명 이 모여 앉아서 겨우 김밥을 만드는 것을 촬영하는 것 치고는 스텝의 숫자와 인원이 너무 많다. 약 80명이 넘는 인 원들이 거의 10대나 되는 카메라 앞에 붙어서 이들이 김 밥을 싸는 광경을 담고 있다. 소풍 가기 위한 준비물이다. 싱글이거나 혹은 돌싱이거나 어쨌든 화려한 시절을 보내 고 혼자서 맞이하는 중년의 축제를 함께 하고 싶은 친구 들과 함께 떠나온 여행이다. 그리고 그 여행을 시나리오나 대본이라는 거름장치 없이 날것 그대로 만들어 낸다. 그 것이 〈불청〉이 지난 6년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 유인 것을 녹화현장에 와보고서야 알게 되었다.


# Scene 3


대본 없이도 손발 척척 맞는 스텝들
긴 시간을 피디와 함께 쭉 걸어온 스텝들도 몇몇 있다. 이미 이들은 6년간 가끔 1박 2일의 여행을 함께 다녀온 친구들이다. 현장에서 필요한 것들과 해내야 할 일들은 귀신같이 알고 있다. 어떤 회의나 논의도 별로 하지 않는다. 녹화현장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바쁜 삶의 쳇바퀴를 잠시 멈추고 온 모두의 마음속에는 안정감과 평안함을 주는 여행지로 인식된다.
물을 가져다 놓는 분주함, 작가들의 이야기 나누는 소리, 카메라 감독들의 카메라를 응시하 는 눈빛들. 다른 방송녹화 현장에서 해내는 것들이 똑같이 진행되지만, 이들에게 서두름은 없다. 그저 자연이 펼쳐내 준 그 상태 그대로 사람의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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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직구 인터뷰  이승훈 PD"


“대본 없어 힘들었지만 그게 성공 포인트다”


프로그램 기획 의도와 시청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 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일단 저희 프로그램은 유명한 예능인은 나오지 않는다.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추억 속의 스타나 지금은 왕 성하게 활동을 안 하지만 한때 많은 사랑을 받았던 분들 이 주로 나온다. 이런 스타들은 젊었을 때 활동만 하느 라 친구를 사귀거나 추억을 쌓을 기회가 별로 없었다. 이 제 나이는 들었지만 늦게나마 그 청춘의 시절로 돌아가서 친구를 사귀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도록 해주자는 것이 큰 기획 의도다.
출연자들이 누구나 다 알만한 어떤 드라마나 히트곡의 주인공들이다보니 추억 속에 있는 분위기다. 시청자들이 그 시절을 회상할 수 있게 아날로그 감성이 들어갈 수밖 에 없다. 감성적인 부분들을 더 터치하기 위해서 프로그 램에 나오는 BGM이나 여러 가지 소품들도 그 당시를 추 억할 수 있게 신경을 많이 쓴다.


가장 변곡점이 되었었던 때는?


처음으로 홍콩으로 해외여행을 갔던 적이 있었어요. 2016년도였는데 시작한 지 1년쯤 넘은 시점이었다. 처음 엔 출연자들도 혼자 살고 외출도 잘 안 하는 분들이라 ‘추억’이라는 단어 말고는 이분들을 묶을 단어가 없었다. 몇 번 여행하면서 서로 조금씩 알게 되고 끈끈해지고 했 었는데 첫 번째 해외여행이 조금 더 친해지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 여행을 기점으로 더욱 에너지와 활기가 넘치 는 예능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 같다. 사람들 간의 끈끈 함이 생기고 나서 새롭게 사건이 하나 생기는데 김국진, 강수지 씨가 우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결혼하게 됐다. 그 사건을 통해서 프로그램도 인지도가 생기고 그 탄력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던 것 같다.


시간대 경쟁작들을 제치고 1위 단골이 될 만큼 완 전히 자리를 잡았다. 비결은 무엇인가?


화요일 저녁엔 <불청>을 일상처럼 봐주시는 것 같다. 오 랫동안 프로그램을 유지하게 하려고 우리 나름대로 똑같 이 만들려고 하지 않았고 조금이나마 변화를 주려고 노 력을 해왔다. 비결이라고 하면 다른 예능과의 차별화를 둔 것이 포인트다. 우리 프로그램은 여행을 오는 출연자 들이 진짜로 여행을 온다. 그래서 본인들이 하시고 싶은 걸 하게 내버려 둔다. 이것이 타 프로와 차별화가 되는 것 일 테고 시청자들이 저희 프로그램을 찾게 되는 이유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가장 보람 있었던 적은?


처음엔 출연을 꺼리는 분들이 많았다. 어떻게 보면 과거 의 화려했던 삶에 비해 달라진 현실에 조금 의기소침해 진 분도 있다. 진짜 극소수의 친한 사람들하고만 교류하 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그런 분들이 여행을 거듭하면서 다시 밝아지고 에너지가 생기는 걸 느낄 때가 있다. 여행 을 다니니까 체력도 건강해지고 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 원래 저분이 저랬지 하는 생각이 문득 다시 든다. “불청이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고 이 프로그램에 나오길 잘한 것 같다.”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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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가장 힘들었던 일은?


매주 힘들고 매주 지친다. 6년을 했다고 생각해보라. 프 로그램을 해오면서 고민을 계속했다. 어떻게 보면 참 쉬 운 프로그램인 것 같은데 이 프로그램이 쉽지가 않다. 출 연진의 연령대가 있다 보니 모두의 의견을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최대한 장점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

들어 주는 게 나의 역할이다. 사실 〈불청〉을 이렇게 오래 할 줄 몰랐다. 나 역시도 출연진들과 함께 이 여행을 하 는 것이 일상생활이 되어버렸다.


기억에 남는 출연자가 있다면?
지금까지 100명이 출연했다. 그 중에 한 명 꼽으라면 김 찬우 씨다. 〈우리들의 천국〉, 〈순풍산부인과〉에서 활약했 던 김찬우 씨는 지난 2016년에도 프로그램에 나오면 좋 을 것 같은 추억의 스타로 제일 많이 거론됐다. 당시 기사 도 나가고 이슈가 됐는데, 어느 날 김찬우 씨한테 연락이 왔다. 본인 사정을 말하고 출연을 보류했다. 그 이후로 알 고 지내다 친한 형과 동생 사이가 됐다. 벌써 그로부터 5 년 동안 방송으론 나오진 못했고 사적으로는 계속 만났 다. 그러다 이번에 불청이 6주년이고 프로그램도 시즌이 종영된다고 하니 흔쾌히 나와주셨다(하하).


연출 시의 포인트나 차별점이 있다면?


시나리오나 대본을 짜놓고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기 때문 에 계속 찍는다. 화장실 가는 것까지 다 찍다 보면 그 행 동들에 다 이유가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출연진이 배가 아프다고 하면 그걸 역 추적하면 이유가 나온다. 그 런 소스로 스토리를 짠다. 인과관계를 분석하면서 줄거 리를 짜는 것이다. 그래서 중간에 끊으면 안 된다. 작은 소리로 속닥속닥하는 것 하나까지 다 놓치지 않고 카메라는 돈다.


〈불청〉이 다른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장점이라면?


김국진 씨가 했던 이야기가 지금도 생각난다. 다른 프로 그램이랑 달랐던 점에 대해서 “다른 프로그램이 뛰어간 다면 우리는 걸어가는 프로그램이야”라고 했다. 때로는 천천히 왔지만, 시청률도 그렇게 오락가락하지도 않고 꾸 준하게 유지해 왔다. 그리고 일단 출연진들이 너무 좋다. 우리의 장점이 뭘까? 이 틀 안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힘이 뭘까?에 대한 고민을 늘 한다. 출연진들은 나름의 희로애락을 갖고 계시고 인생의 굴곡도 있는 분들이다. 그들에겐 저력이 있다. 뭘 하나 하면 대충대충 안 한다. 느릴 순 있지만 대충은 없다. 그게 바로 저력이다.

〈불청〉이 이승훈 피디 자신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지금 질문에 울컥했다. 아직 정리를 못 하겠다. 아직 끝났 다고 하지 않는 게 맞을 것 같다. 생각하고 있는 다른 프 로젝트가 있다. 더 나이 드시면 공동체를 만들어서 같이 살기로 했다. ‘펑키타운’이라고 제목까지 지어놓았는데 여 기 오셨던 분들이 각자 사느니 모여서 마을을 만들어서 언젠가 같이 살기로 했다. 결혼한 사람도 와서 살고 혼자 살기도 하면서 그 모습을 또 계속 카메라로 찍는 거다.

지난 6년여간 시청자의 사랑을 받아왔다. 시즌 1을 마치는 소감은?


오늘 이런 인터뷰를 하게 될 줄 몰랐는데 타이밍이 딱 좋 다. 뭐랄까? 6년 사귄 여자친구랑 마음의 정리 없이 갑자 기 헤어지는 기분이랄까? 누가 말하기를 6년을 만났으면 3년 정도는 아파야 한다고 하던데 모르겠다. 오늘 집에 가면 기분이 어떨지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쵤영을 하면서 100여 군데를 다니며 대한민국 에 이렇게 예쁜 곳이 많구나 하고 느꼈다. 그때 거기 갔 을 때 좀 더 즐길 걸 하는 후회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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