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인생 점수는?

당신의 인생 점수는?

글 박창수 깆자

나바호족의삶의메시지를기억하자

‘세상에 태어날 때 나는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내가 죽을 때는 세상은 울어도 나는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아야 한다”

유명인으로 성공한 누군가가 남긴 명언이 아니다. 미국의 남서부 지역에 거주해오고 있는 아메리카 원주민 인디언 부족인 나바호족(Navajo)이 추구하는 삶이자 인생 철학이다. 

아기가 울음을 터트리면서 세상을 만나는 순간 우는 사람은 탄생의 주인공 아기 한 사람뿐이다. 가족을 비롯한 주변의 모든 사람은 기뻐한다. 하지만 생을 마감할 때 그때도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그것은 분명 인생을 잘못 산 사람이다. 애도하는 이 없이 하나같이 잘 떠났다고 기뻐할 정도라면 그의 마지막은 남은 이들이 간절히 기다렸던 일이라는 것. 

우리가 각자에게 주어진 삶을 잘 살아야 하는 이유다.  누구나 멋지고 아름답고 성공적인 인생을 꿈꾼다. 다만 주어진 하루 24시간은 똑같아도 결과는 제각각이다. 가난과 부, 열정과 좌절, 실패와 성공, 질병과 건강, 행복과 불행 등 사는 동안 맞이하게 되는 이 상반된 결과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편차가더 극명하게 나타난다. 가난, 좌절, 실패를 경험했다고 인생을 잘못 살았다고 말할 수 없다. 공부를 잘하고 돈을 많이 벌고 유명인이 됐다고 해서 누구나 성공한 인생의 주인공은 아니다.  정답이 없는 게 인생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다만 생을 마감할 때 스스로 ‘너는 참 잘 살았다’라고 말 할 수 있으면 된다. 나바호족이 전하는 인생 철학에 가까운 삶을 살았다면 후회 없는 인생이 아닐까.

지금우리의자화상은우리의결과다

요즘 한국인 중엔 유년 시절 또는 1980년대 이전의 과거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많다. ‘나 어릴 적엔 그래도….’ ‘그 시절 우리가 잘 살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은 그래도….’ 라는 말을 하는 이들이 부지기수다.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영화배우 윤여정도 그중 한 사람이다. 언젠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그녀는 옛날을 그리워한다고 했다. 모두가 다 가난했기에 빈부격차도 없었고 상대적 박탈감도 없었다고 했다. 그래서 그 시절이 참 좋고 행복했던 것 같다고. 지금 50대 이후의 장년층 노년층 중에는 그녀의 말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다. 가난 속에서도 불평등과 상대적 박탈감이 덜했고 거기에 더 붙여 정이 있었고 인간적인 세상 이었다고 말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급속도로 성장한 경제는 빈곤에서 벗어나 세계 10위 권의 경제 대국을 만들어놓았지만, 사회는 자본주의가 낳은 최대 병폐인 황금 만능주의를 만연시켰다. 학벌 중심의 숨은 계급사회와 일등지상주의, 외모지상주의 사회라는 병폐를 만들어놓았다. 반면에 양심과 도덕의 추락은 오늘도 지속 중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와 우리의 자화상은 누가 만들어 놓은 작품일까? 우리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야 하는 시간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후손들에게 무엇을 남겨줄 것인가? 에 대해.

   <사진출처 : 순천만국가정원>

102세철학자의말에귀기울이자

‘100세 시대’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요즘이다. 최근 50년간 우리나라의 저출산 및 고령화 속도가 경제 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가장 빠르다. 한국 사회의 현주소를 놓고 볼 때 흔히 30세까지는 교육 받는 시기이고 60세까지는 직장에서 일하는 시기다. 

그렇다면 60부터는 어떤 시기일까? 

누군가는 열심히 살았다는 이유로 남은 인생은 휴식으로 보상받는 시기라고 하고, 누군가는 그간의 삶에 지치고 몸은 병약해져 막막하다고 하소연한다. 그리고 또 누군가는 열정은 청년 시절 그대로인데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넋두리만 늘어놓는다. 2019년 통계청이 발표한 사회조사결과는 100세 시대 시니어들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낸다. 설문 조사 대상자 중 60세 이상 중 전체의 28%는 ‘노후 준비에 대한 능력이 없다’라고 답했고 노후를 보내고 싶은 방법으로는 ‘취미활동을 하며 보내고 싶다’ 라는 응답이 59%로 가장 높았다. ‘꾸준히 일을 통해 소득 창출 활동을 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은 17%였다. 생활비 마련방법으로 ‘일을 통해 생활비를 마련한다’고 대답한 연령대는 60~64세가 65%, 65~69세가 45%였다. 지금 한국 사회 시니어들의 생활 안정 불균형이라는 현실과 그들의 관심사 그리고 경제활동에 대한 실상이다.

102세의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60세 이후를 ‘사회 지도자로 일하면서 사회인으로서의 보람을 찾는 시기’라고 전하면서 일에 대한 가치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60세부터 80까지가 자기 인생의 가장 행복했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노년기 삶은 건강, 경제력, 주특기, 자기 철학, 가족 등에 따라 개인 편차가 크다. 경제력은 차지하고 서라도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고 노년의 삶을 대하는 가치관이다. 

김형석 교수의 말처럼 60세 이후의 삶이 사과나무처럼 인생의 열매를 맺는 시기가 되기 위해서는 말이다. 인생의 빨간 사과를 만드는 것은 결국 각자의 몫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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