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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세상" 아름드리봉사단 이영환 단장“ 이웃을 보살필 수 있다는 건, 찬란한 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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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을 보살필 수 있다는 건, 

  찬란한 감사입니다”


올해로 21년째다. 마흔셋 나이의 공무원은 유년시절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고 지인들과 함께 이웃을 돕는 봉사단을 만들었다. 겨울철 저소득층에게 연탄 기부를 하고 복지사각지대의 홀 몸 어르신들을 위한 생필품 등 후원도 정기적으로 다. 그리고 장애인 복지시설을 찾아가 봉사활동과 문화공연을 펼친다. 36년의 공직생활 은퇴후 인생2막을 봉사하는 삶으로 걸어가는 아름드리봉사단 이영환단장의 숨겨진 아름다운 이야기를 찾아갔다.

글 박창수기자 사진 김성헌기자. 사진제공 이영환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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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랑에 쏠린 공무원의 행복한 일탈

“2003년 종로에서 근무하던 시절이었어요. 창신동 달동네를 보면서 아버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세상은 더불어 사는 것이라던 당신의 말씀과 유년 시절 제가 보았던 기억들이 떠오르더군요.”  광주광역시 유동 삼거리가 고향인 이영환 단장. 2남 2녀의 장남인 그의 아버지는 철물점을 운영하면서 새마을 운동에 적극 동참하던 소시민이었다.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서 동네 폐지와 공병을 수거하여 모은 돈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던 모습을 눈으로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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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지 않은 살림살이인데도 불구하고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아버지가 존경스러웠다. 세월이 흘러 중년이 되고 세 딸을 키우는 마흔 세 살의 평범한 공무원이었지만 더 늦기 전에 자신도 아버지의 나눔 정신을 이어가야 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공직에 있었기에 별도의 단체활동을 하는 게 조심스러웠죠. 주변의 지인들 10여 명을 모아 그 해에 기타 비영리단체 아름드리봉사단을 만들고 회비를 모아 그때부터 어려운 이웃들에게 나눔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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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형님의 제안으로 월 1회 경기도 포천시 소홀읍의 지적장애인시설에 생필품 기부와 청소를 했다. 안산시와 고양시에 있는 요양원도 찾아갔다.  

2011년부터 동대문지역에서 근무하게 됐는데 그 무렵 신내동의 판자촌과 쪽방촌에 어려운 이웃들이 살고 있었고 난방으로 연탄을 때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마침 후원자 중 한 명이 이왕이면 몸담은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은 터였다. 그때부터 중랑구 내 신내동 쪽방촌 20여 가구에 매년 2월 11월 두 차례 4,500장의 연탄배달 기부를 실천했다. 지금은 14가구로 줄어들었지만, 변함없이 지속해오고 있다. 동시에 중랑구청 복지정책과에 의뢰하여 호적에 자녀가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도 기초생활수급대상자가 되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홀몸 어르신들을 주 후원대상으로 삼고 생필품과 식품 등을 후원하는 활동도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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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통합사례관리사(사회복지사)가 매월 대상자 10여 명을 추천 해주면 1회 4~5가구씩 2회에 걸쳐 그분들에게 필요한 생필품과 식료품을 구입해서 직접 배달해드립니다. 5월이나 명절에는 조손가정에, 6월에는 원호대상자 분들에게도 찾아갑니다. 작은 채움이지만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이죠” 

 

연탄 기부, 홀몸 어르신 후원, 장애인 복지시설 문화공연 등 

연 2회 연탄배달 봉사와 매월 중랑구 홀몸 어르신 후원 외에도 아름드리봉사단이 연 2회 반드시 찾아가는 세 곳이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있는 지체장애인 시설 ‘두리원’과 강원도 춘천에 있는 지적장애인시설 ‘밀알재활원’에 10여 년 넘게 정기적으로 찾아간다. 또 구로구청 뒷골목에 있는 지적장애인 ‘브니엘의 집’에도 연말에 방문한다. 물품 기증과 함께 문화행사를 연다. 행사 프로그램으로 악기연주자, 가수 등이 공연을 펼치면서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갖는다. 이때 이 단장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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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꿈이 아나운서였습니다. 목소리가 성우 같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군에서도 방송특기병으로 활동을 했습니다. 저에게 재능이 하나 더 있다는 것은 다행인 거죠. 어떤 재능이든 힘을 보탤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단장인 제가 더 앞장서야 하니까요”

이 단장은 36년간 이어온 공직에서 지난해 은퇴했다. 이제는 시간적 여유가 생겨서 봉사단을 이끌어가는 데 마음도 시간도 쫓기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말한다. 사실 공무원 근무 시절엔 늘 시간에 쪼들렸다. 매월 2회 찾아가야 하는 홀몸 어르신들에게 후원할 물품을 구입하고 행사 프로그램도 짜야 했다. 후원자들을 독려하면서 봉사단의 조직운영에도 힘을 써야 하니 몸이 두 개라도 모자라곤 했다. 이 때문에 특히 금요일 저녁에는 업무시간 종료 이후 다 퇴근한 사무실에 남아서 이튿날 구입할 후원 물품 리스트를 만드는 등 이런저런 일거리들을 챙기곤 했다. 

“언젠가 후배 직원이 하는 말이 ‘인생 편하게 살지, 왜 그렇게 힘들게 살아요?’라고 하더군요.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행복하다는 것을 그 후배는 모르고 있는 거죠. 그래서 ‘너도 언젠가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라는 말만 전했죠”  봉사단 운영에 있어서 상근 직원 없이 혼자서 온갖 행정 서류 업무까지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결혼 후 다른 도시에 거주하는 둘째 딸이 주기적으로 찾아와 도와줄 정도란다. 가족들까지 거들어줘서 활동에 힘이 생긴다는 이영환 단장

 

인생 2막은 봉사로 더 행복하다는 ‘행복단장님’

지난 9월 25일 오후 4시. 아름드리봉사단 사무실이 자리한 중랑구 망우로 한양빌딩 주차장은 이 단장을 비롯한 아름드리봉사단원들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주병도 고문, 차여진 회원, 나일봉 임원들 네 사람은 다음날 일곱 가구에 배달해야 할 후원 물품들을 분배하고 챙겼다. 현미 찹쌀, 죽, 김치, 세재 등등 생필품과 식료품이다. 순간 눈에 띄는 게 있었다. 새 자전거와 전기밥솥 그리고 진공청소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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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손가정의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자전거가 필요하다고 해서 구입했죠. 그리고 생활이 어려운 71세 된 홀몸 어르신 가정의 전기밥솥이 고장이 나서 밥을 못 해 드신다고 합니다. 또 75세 된 어르신은 청소하기가 힘들어 진공청소기가 필요하다네요. 생필품 외에도 그분들이 간절하게 필요로 하는 물품이 있으면 사전에 생활실태를 전해 듣고 가능한 원하는 물품을 구입해드립니다. 가전제품이나 자전거는 비용이 만만찮지만 그래도 어쩌겠어요. 가능한 선까지는 해야죠”     

이 단장이 봉사단을 이끌어 가는데 가장 힘든 것은 두말할 나위 없이 비용이다. 임원진과 운영진 20여 명이 매월 내는 회비와 60여 명 후원자들의 후원금을 다 합쳐야 연 5천만 원이 안 된다. 이 돈을 쪼개고 쪼개서 알차게 사용하려고 하다 보니 그간 마음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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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용 차량이 없어서 임원진들이 각자의 승용차로 후원 물품을 배송해주다 보니 이 또한 어려움이 따랐어요. 10여 년 전부터 후원 회원으로 많은 도움을 준 기업인이 중형 차량을 기증해주셨습니다. 요긴하게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한 일입니다.”

봉사단을 만든 장본인이고 단장이기에 자신의 호주머니를 터는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더 많은 이웃에게 후원하지 못해 안타까울 뿐이라는 이 단장은 다가오는 연말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다름 아닌 지정 기부영수증 발급. 사단법인 3년이 지나면 이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영수증 발급이 이루어지면 후원 회원들에게 조금이라도 덜 미안하고 또 대외적으로 봉사단 홍보 활동도 본격적으로 필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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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나름 시간적 여유가 생겨 문화행사 봉사활동에 한 몫을 거들수 있는 색소폰 연주도 익히고 있다는 이 단장은 ‘봉사는 사랑의 친자매’라는 말과 함께 자신의 오늘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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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세상에 숨 쉬고 사는 것만으로도 큰 감사인데 더불어 인애하고 이웃을 보살피며 살 수 있음은 그야말로 찬란한 감사가 아니겠습니까?”.

 

 

    함께 함께  주병도 고문

 

“늘 단장님 서포트할 준비 되어 있습니다.”

 

언제부터봉사단에참여했나요?

이 단장님과는 지인 사이였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동참했지요. 저도 그 이전까지는 기회 닿는 대로 작게나마 기부나 봉사에 참여했지만, 아름드리봉사단에서 더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게 된 셈입니다. 

고문으로서주로어떤역할을하십니까?

명함만 고문입니다. 단장님이 부르면 대기하고 있다가 달려가서 뭐든지 함께 하죠. 시장보기, 물품배분 배달하기, 행사 준비하기 이런 모든 것들을 수시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색소폰연주실력이프로수준이라고들었습니다.

2005년부터 취미로 시작했습니다. 계속하다 보니 실력이 늘었죠.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연주로 재능봉사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봉사단 문화공연 시에 항상 연주하죠. 저희가 지속적으로 찾아가는 춘천 밀알재활원에 가서 연주하곤 하는데 그곳에 있는 지적장애인들이 박수도 치고 즐겁게 호응을 해주어서 더 뿌듯합니다. 앞으로 색소폰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누구에게든 무료로 지도해주려고 합니다. 

단장님과 오랫동안 함께 활동해오면서 불만이나 엇박자 나는 일은없으셨나요?

이 단장님은 제가 존경하는 분입니다. 공직자로 몸담고 있던 시절에 이 활동을 시작했거든요.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순수하게 봉사와 희생정신을 발휘하는 것을 보면서 감동했죠. 봉사와 사랑을 위해서는 누가 뭐래도 자신의 길을 꿋꿋이 가는 그런 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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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봉사단이 어떤 방향으로 지속되길 희망하십니까? 

오로지 한 가지죠. 더 많은 후원인들이 동참해서 복지 사각지대에서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더 많은 이웃을 돕는 것이죠. 우리 봉사단 회원 모두의 바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그렇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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