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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김혜정 박사 " 함께하는 힘은 위기를 극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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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 365:역사학자 김혜정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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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대왕 초탑본(학명 혜정본)>


"함께하는 힘은 위기를 극복합니다"

 

위기의 시대 변화된 일상

인간은 자기가 살았던 시대의 위기를 다른 어느 시대의 위기보다 가혹하게 느끼는 성향이 있다.’ <로마인 이야기>에 나오는 말이다.

지난 1년의 세월을 우리는 코로나19’라는 감염병과 사투를 벌였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역사상 가장 최악이라는 역경의 강을 건너고 있는 중이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그 이전까지의 삶의 방식이 이제는 지극히 조심해야 할 금기사항으로 변해버렸고 그동안 인간이기에 누렸던 편리함과 풍요로움은 자연환경의 새로운 도전을 가져왔다고 보는 전문가적 시각도 존재한다. 

변화의 시작점에서 우리가 반성과 통찰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야 함은 자명한 일이 되었다.

새로운 문화의 시작 전에는 항상 진통이 존재했다. 그 진통을 겪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새 세상을 열어올 수 있었다. 인류는 구석기에서 신석기로, 신석기에서 청동기·철기로 변해가는 동안 자연환경의 변화와 함께 적응하고 진화하며 계속해서 전진해 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위기에 직면하여 극복하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과정에서 사상적, 철학적 리더쉽을 발휘 했던 수많은 선각자들이 나타나기도 했다.


역사 속에서 찾아보는 위기의 해결책

가장 대표적인 위기의 시대 중 한 시기는 춘추전국시대 일 것이다. 170개 나라에서 7개로 합쳐지고 결국은 가장 척박하고 중원에서 멀리 떨어진 외곽지역에 있던 진()나라가 하나로 통합하기까지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오며 사상적 정립을 해왔다. 난세의 영웅이라 불리 우는 공자, 노자, 손자가 바로 그들이다.

유교의 핵심 이론인 천명지위성(天命之謂性)을 창시한 공자는 소위 말하는 대표적인 흙수저였다. 궁즉통(窮則通)으로 살아 올 수밖에 없었던 그는 역경은 새로운 나를 찾는 과정이라 말한다. 자신 안에 하늘이 있고 그 하늘다움이 언제 깨어나느냐가 중요한 것인데 위기일 때 그 하늘다움은 반드시 깨어난다고 역설한다. 

즉 유교에서 보는 위기란 나를 깨닫게 하고 변화시키게 만들 수 있는 신호탄인 것이다. 한 인간이 새로운 나를 만나는 변곡점이 되는 곳이 바로 역경이고 위기이므로 그것을 통해 단단하게 맷집을 키워 새로운 나로 혁신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펼치고 있다. 

노자는 황실이 있던 낙양에서 황실도서관을 책임지던 지식인 이었다. 공자와는 대조되는 금수저의 대표주자다. 그는 버리는 것을 강조한다. 그 버림은 가지지 못한 자의 버림이 아닌 가득 채워져 있는 자의 버림을 말한다. 더 낮추고 더 섬기고 비워야 함을 강조하며 잘나갈 때 즉 상종가를 칠 때가 더 위기이기에 그때에 더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공을 세워서 사업을 성취한 뒤에 그 자리에 머물러 있지 아니하고 물러나는 공성신퇴(功成身退:)’, 하늘 끝까지 올라간 용이 내려갈 길밖에 없음을 후회한다는 뜻으로, 부귀영달이 극도에 달한 사람은 쇠퇴할 염려가 있으므로 행동을 삼가야 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항룡유회(亢龍有悔 )는 바로 그가 말한 버림의 핵심이다. 즉 비우면 통하는 것 허즉통(虛則通)’이다. 그것이 바로 노자가 주장하는 였다.

유교와 도교의 핵심은 역경을 맞아 헤쳐 나가라는 것이지만 관점차이로 인한 서로 다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손자는 누구인가? 바로 전략이 손자의 핵심 사상으로 그는 전략이야말로 힘들 때 리스크를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즉 변즉통(變則通)이다. 변화야 말로 손자병법의 가장 중요한 전략이다. 전쟁에서는 항상 적에게 병사를 한 명도 잃지 말고, 적을 무찌르기 위해 공격할 때에는 바람처럼 빨리 움직이라고 했다.

행동할 때에는 숲처럼 정연하게, 군세에 침공할 때에는 요원의 불처럼 기세 좋게, 군세가 주둔할 때에는 침착하기를 산처럼, 적의 눈을 피할 때에는 은밀하게 행동하라고 했다. 또 한번 행동을 시작했으면 우레처럼 하여 적에게 방어할 틈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어지럽고 답이 보일 것 같지 않던 시기에는 항상 그 답을 찾고자하는 노력들이 있었고 그것들은 사상적 기반이 되어 또 다시 위기를 직면하는 우리들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준다.

’, ‘아닌 우리라는 공동체의 희망으로

우리는 지금 코로나바이러스창궐이라는 전 세계적인 팬데믹 속에 살고 있다. 기존의 모든 삶의 법칙이 무너지고 있는 지금, 여러 선각자들의 가르침을 통해서 이 난세를 헤쳐 나가는 지혜를 구하고 현 시대에 맞는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필요한 시기다.

역사학자로서 평생 30만장에 가까운 고지도를 수집해오면서 고지도를 수집하는 일이야 말로 수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숨바꼭질이며 빠진 고리를 연결하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때로 고지도 속에서 보여 지는 옛 선조들의 삶을 통해서 현재 대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답을 찾기도 했다. 예를 들어 동해를 그저 우리나라의 동쪽에 있는 바다, 혹은 일본이 일본해라고 우기고 있는 바다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동해는 삼국시대부터 내려온 우리의 국호였다. 

그 기록이 고지도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역사적인 사실 앞에서 논쟁은 의미를 잃는다. 다만 힘의 논리만 존재할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더 나아가 한 국가 만의 관점만이 아닌 평화와 교류의 바다로서의 동해의 역할을 생산 해내야 한다. 난세에 위대한 사상가를 배출했던 춘추전국시대처럼 원인과 현상은 다르지만 인류역사상 가장 큰 무게로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이 난관 속에서 지구촌은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제껏 우리가 살아왔던 집단이기주의 혹은 국수주의로 대처 할 것이 아니라 인류공동체라는 이름으로 한발 더 나아가 이 새로운 역경을 이겨내야 할 것이다


김혜정 박사는  

경희대학교 석좌교수와 (사)전국한국박물관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재)혜정문화재단 박물관장과 혜정문화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혜정 박사는 ‘2012년 대한민국 문화훈장’과 ‘2013년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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